서예슬럼프탈출법 ─ 정체기를극복하기위한효과적인연습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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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예에서의 ‘슬럼프’는 성장의 신호입니다

서예를 어느 정도 꾸준히 하다 보면 반드시 벽에 부딪히는 시기가 찾아옵니다.
붓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, 선에 기운이 통하지 않으며, 실력이 더 이상 느는 것 같지 않은 시기입니다.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‘정체’가 아니라, 변화의 준비 단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.

서예 이론에서도 ‘슬럼프(정신적 정체)’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여겨집니다. 손과정의 『서보(書譜)』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.

“처음 붓을 들면 신기함을 느끼지 못하나, 시간이 지나면 점차 골기(骨氣)가 드러난다.”

즉, 슬럼프는 ‘골기 = 기운’을 얻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인 것입니다.

슬럼프를 돌파하는 5가지 연습법

① 일시적으로 쓰는 양을 ‘줄이기’

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느낄 때, 우리는 ‘더 많이 써야 한다’고 생각하기 쉽습니다. 하지만 이건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.

연습 포인트

  • 쓰는 양을 줄이고, ‘한 자 한 획’을 정성스럽게 써보기
  • 영자팔법(永字八法)의 각 획을 다시 점검하기
  • 선의 시작과 끝, 기의 흐름에 집중하기

지금은 양에서 질로 전환할 시기입니다.

② 고전 작품을 ‘관법’으로 깊이 있게 보기

슬럼프일수록 ‘쓰기’보다 ‘보기’가 더 중요해집니다.

특히 『난정서(蘭亭序)』, 『풍신첩(風信帖)』, 『공자묘당비(孔子廟堂碑)』 같은 고전을 그냥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, 이런 선이 나왔을까 분석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입니다.

관찰 포인트

  • 선과 선 사이의 여백 (여백미)
  • 붓의 입사각, 운필 속도, 획의 마무리 형태
  • 먹색의 변화와 기의 흐름

※이 연습은 ‘붓을 들지 않고 하는 효과적인 서예 연습’입니다.

③ 창작보다 ‘임서(臨書)’로 회귀하기

슬럼프 시기에는 ‘나다움’을 표현하려는 창작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.
이럴 때일수록 고전으로 돌아가 임서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.

임서 연습 재설계법

  • 하루에 한 글자를 5번씩, 1주일간 반복해서 쓰기
  • 한 줄(약 5자)을 1장만 써보기
  • 자형보다는 선의 질과 ‘기’의 재현율에 집중하기

④ ‘붓 이외’의 자극으로 감각을 깨우기

서예 외의 예술 활동이나 신체 표현은 감각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.

활동효과
먹그림, 수묵화붓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리듬을 익힘
사경(경전 필사)정신 집중력 향상 및 선의 안정화
서예전 관람타인의 작품에서 새로운 자극 받기
산책이나 명상호흡과 신체 감각을 정리하여 붓의 감각과 연결

⑤ 글을 쓴 후 ‘내성 메모’ 습관 들이기

글을 쓰기 전의 마음가짐과, 쓴 후의 되돌아보는 시간이 슬럼프 극복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.

메모 항목 예시

  • 선에 집중할 수 있었는가?
  • 어디에서 기가 통하지 않았는가?
  • 고전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달랐는가?
  • 내 안의 ‘기운(氣韻)’이 어디에서 막혀 있었는가?

이 기록들은 훗날 성장의 지도가 됩니다.

슬럼프는 ‘기운생동(気韻生動)’의 문

슬럼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‘선을 예쁘게 쓰는 것’이 아니라,
기를 통하게 하는 선을 쓰는 입니다.

이는 곧 서예 이론에서 말하는 ‘기운생동(生命感 있는 선)’의 문에 들어서는 단계입니다.
즉, 슬럼프는 예술로서의 서예에 도달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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